최비오의 TIME INTERFACE, 시간의 재정의

 서울 성동구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최비오 작가의 개인전 'TIME INTERFACE'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14년부터 2026년까지 작가가 형성해온 조형 언어를 만날 수 있는 자리로, 무채색 작품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시의 중심에는 빛을 흡수하는 블랙과 반사하는 실버, 코퍼 색상이 사용되어 관람자의 위치에 따라 다른 표면을 드러낸다. 특히, 99.965%의 빛을 흡수하는 반타 블랙이 작품 간 대비를 극대화한다.

 

최비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시간’에 대한 자신의 정의를 제시하고 있다. 그는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고 말하며,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빛이 다르게 반사되는 과정을 통해 시간의 축적을 표현하고 있다. 전시장에서 관람자가 움직일 때마다 작품의 색이 변화하는 점은 관람 경험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새로운 시도도 포함되어 있다. '137 Silent Observers'라는 작품은 양자 역학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으며, 137개의 돌멩이가 나선형으로 배치되어 있다. 관람객은 돌멩이 하나를 옮기고 방명록에 이름을 남김으로써 작업에 개입할 수 있으며, 두 개의 은색 돌은 시작과 끝을 상징한다. 이 과정은 137초마다 사진으로 기록되며, 나중에 영상으로 변환될 예정이다.

 

최비오 작가의 작품은 캔버스를 가득 채운 기호들과 리드미컬한 선이 특징이다. 관람객들은 이 작품들을 통해 상형문자나 반도체 회로, 웃는 표정 등 다양한 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특정 대상을 재현한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움직임과 에너지를 받아들인 감각의 흔적이다. 작가는 모든 형상을 흐름에 따라 그려나가며, 일부 작품에서는 사랑에 대한 글귀가 담긴 종이를 태워 남은 재를 물감과 섞어 사용하기도 한다.

 


더페이지갤러리는 최비오 작가의 작품을 최근 네덜란드에서 열린 '테파프 마스트리히트(TEFAF Maastricht 2026)'에서 소개했다. 이 아트페어는 38년간 명성을 이어온 글로벌 행사로, 최비오 작가의 소품 7점이 모두 완판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전시는 5월 30일까지 진행되며, 관람객들은 이 특별한 작품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최비오 작가의 'TIME INTERFACE' 전시는 단순한 예술적 경험을 넘어 관람자와 작품 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공간으로, 현대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