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 통했나?..러 ‘이스탄불 2차 회담’ 제안

라브로프 장관은 크렘린궁 보좌관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가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이 각서 관련 상세 설명을 우크라이나 대표단에 직접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16일 이스탄불에서 3년 만에 처음으로 직접 휴전 협상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바 있다. 이후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휴전 가능성과 평화 협정 윤곽을 그리는 각서를 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에 푸틴 대통령이 “불장난을 하고 있다”며 휴전 협상을 압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한 25일에는 대러 추가 제재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긴장감은 여전하다.
러시아가 2차 협상 장소로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고른 반면, 서방 측은 바티칸과 제네바 등지를 거론했으나 러시아가 이를 거부하면서 협상 장소 선정에 난항을 겪었다. 미국 측은 러시아가 바티칸을 원치 않는다며 2차 종전 협상 장소로 제네바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라브로프 장관이 미국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차기 이스탄불 회담 준비 상황과 푸틴-트럼프 대통령 간 합의 이행에 관한 진전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분쟁 조속한 종식을 위해 양국 간 화해를 촉진할 준비가 돼 있음을 강조했으며, 러시아와 미국 간 대화 지속 약속을 재확인했다.
같은 날, 러시아 협상 대표단장인 메딘스키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대표단장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부 장관과 통화해 차기 회담 날짜와 장소를 공식 제안했다고 발표했다. 메딘스키는 “우리는 즉시 휴전 가능성에 대한 패키지 합의 요점들을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우크라이나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16일 협상 이후 전반적으로 결과에 만족하며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정상회담 가능성 논의도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참여하는 3자 회담을 제안했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의 2차 협상 제안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제시한 협상 조건을 전했다. 협상 조건에는 나토(NATO)의 동쪽 확장 중단, 대러 제재의 상당 부분 해제 약속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몰도바 등의 나토 회원 가입 가능성을 공식 차단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중립성 보장, 러시아 내 동결 자산 문제 해결,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자 보호 등도 요구사항에 포함됐다.
소식통들은 푸틴 대통령이 이 조건에 따른 평화 협정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군사적 승리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압박할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푸틴 대통령이 영토 문제에 있어 타협 의향이 줄어들었으며, 현재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4개 지역을 완전히 넘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제안은 3년 넘게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나, 양측 모두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실제 협상 진전과 휴전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국제사회는 이번 이스탄불 회담이 평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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