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지금 당장 찬물 샤워를 끊어야 하는 '소름 돋는 이유'

 전국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이어지면서, 찌는 듯한 더위를 잠시나마 잊기 위해 '찬물 샤워'를 택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시원한 물줄기가 피부에 닿는 순간의 짜릿함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습관이 오히려 건강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영국 랭커스터대학교 의과대학의 아담 테일러 교수(임상해부학)는 찬물 샤워나 목욕이 몸의 열기를 근본적으로 식히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쾌한 땀 냄새를 말끔히 제거하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테일러 교수는 특히 "찬물 샤워는 일시적인 편안함을 줄 뿐이며, 고혈압이나 심장병 등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는 특히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순간의 시원함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매체에 따르면, 찬물 샤워가 여름철 더위를 해소하는 데 비효율적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심부 체온(core temperature)'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차가운 물이 피부에 닿으면 일시적으로 시원함을 느끼지만, 이는 표면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오히려 차가운 자극으로 인해 피부의 혈관이 급격히 수축(혈관수축)하면서 몸속의 열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갇히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열린 창문을 닫아버려 실내 온도가 더 오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더욱이 물 온도가 차가울수록 신체에는 '저온 충격 반응(cold shock response)'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이 반응이 나타나면 피부의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고, 심장은 수축된 혈관을 통해 혈액을 전신으로 밀어내기 위해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한다. 이러한 과도한 심장 부담은 특히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심할 경우 심장 부정맥을 유발하거나, 최악의 경우 돌연사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급격한 체온 변화는 몸에 스트레스를 주어 면역력 저하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더운 여름철, 건강하게 더위를 식히는 현명한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을 가장 좋은 방법으로 권장한다. 미지근한 물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근육을 이완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또한, 몸의 부기를 빼는 데도 효과적이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줄여 정신적인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무엇보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면 자연스럽게 체온이 서서히 낮아져 숙면을 취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폭염 속 찬물 샤워는 순간의 시원함만을 줄 뿐, 장기적으로는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위험한 습관이다. 올여름, 건강하고 시원한 여름을 나기 위해서는 무작정 차가운 물을 찾기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몸의 피로를 풀고 체온을 조절하는 현명한 방법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을 지키는 작은 습관이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