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미스 태국' 투입! 태국, 국경 분쟁에 '얼굴마담' 세운 속내는?

11일 현지 언론 방콕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태국 국방부 차관 겸 장관 대행인 나타폰 나크파닛은 지난 8일 49세의 유명 배우 파나다 웡푸디를 국경 상황 대응센터의 임시 대변인으로 공식 임명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인선은 지난달 24일부터 닷새간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 지대에서 치열하게 벌어졌던 무력 충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된 직후 이루어진 것이어서 더욱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시 교전으로 태국은 민간인 14명과 군인 15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수백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심각한 인명 피해를 겪은 바 있다.
태국 정부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여배우를 대변인으로 발탁한 배경에는 캄보디아 국방부 대변인인 마리 소체아타 중장이 지목됐다. 태국 측은 지난 국경 분쟁 과정에서 말리 중장이 국제사회에 '가짜뉴스'를 퍼뜨려 캄보디아에 대한 지지를 유도하고 태국의 평판을 훼손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맞서 대중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정보전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나타폰 대행은 이번 발탁에 대해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 임명은 말리 중장의 모든 발언에 신속하게 대응할 여성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을 덧붙였다. 그는 "적어도 우리가 캄보디아보다 한 가지 더 나은 점이 있다. 파나다 대변인이 (말리 대변인보다) 더 아름답다는 것"이라고 말해, 외모를 앞세운 전략적 인선임을 시사했다.

새롭게 대변인직을 맡게 된 파나다 웡푸디는 2000년 미스 태국 출신의 배우로, 연예계 활동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 온 인물이다. 미국에서 경영학 학사를 취득하고, 호주에서 국제경영학 석사 및 경영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뇌섹녀'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인플루언서이자 사회 운동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며, 태국 상원 경제·상무·산업위원회 고문을 역임하는 등 정치·사회적 경험도 풍부하다.
파나다 대변인은 이번 대변인직 수락에 대해 "이번 충돌로 피해를 본 사람들과 국경을 지키는 태국 군인들을 본 뒤, 태국의 정확한 정보를 대중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이 역할을 맡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얼굴마담'이 아닌, 국익을 위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무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태국의 파격적인 대변인 인선은 정보전의 중요성이 커지는 현대 외교에서 비전통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미모와 지성, 그리고 대중적 인지도를 겸비한 인물을 통해 국제 여론을 자국에 유리하게 형성하려는 태국의 전략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동시에, 외모를 언급한 태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은 여성의 역할을 외모에 국한시키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어 논란의 소지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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