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승 0패 '무적' 폰세, 왜 LG만 만나면 작아지나?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선두 수성의 의지를 불태우는 LG의 염경엽 감독이다. 그는 일찌감치 한화와의 3연전을 겨냥해 치밀한 계획을 세웠음을 공표했다. 염 감독은 "9월 초에 이미 모든 계산을 마쳤다"고 자신하며, "한화전에 우리 1,2,3선발을 차례로 투입하기 위해 로테이션을 조정해왔다. 톨허스트, 치리노스, 임찬규가 순서대로 나설 것"이라고 선발 라인업을 전격 공개했다. 이는 단순한 예고를 넘어, 반드시 이 3연전에서 우승 헹가래를 치르겠다는 강력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염 감독의 자신감은 투수들의 압도적인 상대 전적에서 비롯된다. 8월에 합류해 5승 1패 평균자책점 1.54라는 경이로운 성적으로 LG 마운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톨허스트는 아직 한화를 상대한 적이 없어 '비밀병기'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한 축인 치리노스는 한화전 2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38로 극강의 모습을 선보였으며, 특히 '한화 킬러'라는 별명이 붙은 임찬규는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 4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2라는 만화 같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심지어 시즌 첫 등판이었던 한화전에서는 데뷔 첫 완봉승이라는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LG로서는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카드 3장을 모두 꺼내 든 셈이다.

이에 맞서는 2위 한화의 기세도 하늘을 찌른다.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의 파죽지세를 달리며 LG를 3경기 차까지 압박한 한화 역시 현재의 선발 로테이션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류현진, 폰세, 문동주라는 리그 최강의 선발 트로이카를 내세울 수 있다. 17승 무패, 평균자책점 1.70에 탈삼진 신기록(236개)까지 갈아치우며 KBO 리그를 평정한 '무결점 에이스' 폰세가 선봉에 설 전망이다. 다만, 리그를 지배한 그에게도 LG는 껄끄러운 상대였다. 올 시즌 LG전 2경기에서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유독 고전했던 기억은 변수로 남아있다. 하지만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존재는 한화에게 천군만마와 같다. 류현진은 폰세와 달리 LG를 상대로 더욱 강력한 모습을 뽐냈다. 3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95라는 압도적인 투구로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여기에 젊은 피 문동주 역시 LG전에서 강했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어, 한화는 리그 최강의 에이스, 살아있는 전설, 그리고 젊은 영건으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으로 역전 우승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려 하고 있다. 창과 방패의 대결을 넘어, 창과 창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이번 역대급 선발 대전에서 과연 어느 팀이 최후의 승자가 되어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지 야구 팬들의 심박수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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