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년 파라오의 저주?…로마 전시 앞두고 감쪽같이 사라진 '황금 팔찌', 범인은 내부에 있다

 인류의 위대한 유산을 간직한 이집트의 심장부에서 국가적 보물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시간 17일,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 위치한 이집트 박물관의 복원실에 보관 중이던 약 3,000년 된 파라오의 금팔찌가 도난당한 사실을 확인하고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도난 사건은 다음 달 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대규모 파라오 보물전을 앞두고 소장품 목록을 최종 점검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져, 세계적인 전시를 코앞에 두고 벌어진 대형 악재에 이집트 당국은 국제적 망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사라진 유물은 이집트 제3중간기인 기원전 1076년에서 723년 사이에 재위했던 파라오 아메네모페의 소유물로, 푸른빛의 영롱한 청금석 구슬이 정교하게 장식된 황금 팔찌다. 그 역사적, 물질적 가치를 헤아리기조차 어려운 이 귀중한 유물이 하필 외부인의 접근이 엄격히 통제되는 박물관 '복원실'에서 사라졌다는 점은 여러 의혹을 낳고 있다. 특히 이집트 당국이 해당 팔찌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정확한 시점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도난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외부의 전문적인 도굴꾼의 소행보다는 박물관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자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이집트 정부는 즉각 국가 전역의 모든 공항과 항구, 그리고 육로 국경 검문소에 최고 등급의 경보를 발령하고 국경 통제를 대폭 강화했다. 사라진 팔찌의 상세 사진을 각 검문소에 배포해 혹시 모를 밀반출을 원천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사건이 발생한 복원실 내 모든 물품에 대한 전수 조사를 벌이며 사라진 유물의 행방을 필사적으로 쫓고 있다.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 어둠의 경로를 통해 암시장으로 흘러 들어가 영원히 자취를 감추기 전에 되찾을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카이로로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