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한일 군사훈련 재개 무산…일본 한마디에 판 깨졌다
한국 해군이 최근 일본 해상자위대에 이달 예정됐던 공동수색 훈련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7일 양국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러한 사실을 보도했으며, 일본이 블랙이글스의 싱가포르 에어쇼 참가 과정에서 요청받은 중간 급유 지원을 독도 비행 이력을 이유로 거부한 데 대한 한국 측의 대응으로 분석했다. 공동수색 훈련은 1999년 시작돼 2017년까지 10차례나 이어진 양국 간 대표적 군사 협력 활동이었지만, 2018년 말 이른바 ‘초계기 갈등’ 이후 중단된 상태였다. 특히 올해는 8년 만의 재개가 추진되던 시점이었기에, 이번 보류 결정은 양국 군사 교류 복원 과정에서 적지 않은 변수로 떠올랐다.초계기 갈등은 2018년 12월 동해에서 북한 어선을 수색 중이던 한국 해군 광개토대왕함에 일본 초계기가 접근하며 벌어졌다. 일본은 한국 함정이 자신들을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주장했고, 한국 측은 오히려 일본 초계기의 저공 위협 비행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 사건 이후 한일 군사 협력은 사실상 멈춰 있었기 때문에, 올해 재개될 예정이던 공동 훈련은 양국 관계 회복의 상징적 조치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일본의 급유 거부로 균열이 다시 생기며 분위기는 급속히 냉각된 모습이다. 일본이 독도 상공 비행을 문제 삼았다지만, 한국 내부에서는 일본이 정치적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던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국은 급유 거부에 대한 후속 조치로 도쿄에서 열린 ‘자위대 음악 축제’에 군악대를 파견하려던 계획을 취소하며 불쾌감을 명확히 드러냈다. 일본 자위대 간부조차 “한국이 국내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분석할 정도로 양국 사이의 긴장감이 감지되고 있다. 블랙이글스의 독도 비행은 한국 입장에서 특별한 논란이 될 수 없지만, 일본은 이를 자국 영유권 주장과 연결해 국제 행사 지원을 거부하는 명분으로 삼았다. 훈련이 연기된 배경에는 이러한 정치적 민감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셈이다. 양국 군사 교류가 수년 만에 회복 국면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의 이번 대응은 한국 내에서도 “불필요한 외교적 도발”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양국 정부는 사태 확산을 경계하며 진정 국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한국 군악대 불참과 관련해 “양국 관계에 거리를 두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협력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일본 방위성 역시 공동수색 훈련을 완전히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시기를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양국의 일련의 대응이 다소 냉각된 분위기를 만들고는 있으나, 양국 정부는 한일 관계의 큰 틀을 흔들지 않기 위해 사태 진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급유 지원 거부에서 비롯된 갈등이 양국 군사 교류의 지속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향후 양국의 외교·안보 협력이 다시 정상 궤도로 돌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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