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으로도 안 보이는 '나노플라스틱'의 배신…뇌세포 파괴 입증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플라스틱이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입자가 되어 인체, 특히 뇌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되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진수 박사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머리카락 굵기보다 수천 배 작은 나노플라스틱이 뇌에 직접 침투해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나노플라스틱은 통상 5마이크로미터 미만인 미세플라스틱보다도 훨씬 작은 나노미터 단위의 입자로, 크기가 매우 작아 세포막을 뚫고 들어가 세포와 DNA까지 손상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이번 연구는 그 위험성이 단순한 가설이 아닌, 뇌 기능 저하와 직결될 수 있는 실질적 위협임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나노플라스틱과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을 직접 비교하는 정교한 실험을 설계했다. 합성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스틸렌을 각각 나노플라스틱(직경 20nm)과 미세플라스틱(직경 0.25㎛) 형태로 만들어 쥐의 기도에 투여한 뒤,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뇌 속 분포를 추적했다. 그 결과, 파킨슨병 발병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뇌 영역인 흑질과 선조체에서 나노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무려 2~3배나 많이 축적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흑질과 선조체는 우리 몸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도파민 신호를 주고받는 핵심 부위로, 이곳에 플라스틱 입자가 쌓여 기능이 저하되는 것은 파킨슨병의 주요 발병 원리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는 나노플라스틱의 높은 뇌 침투력과 특정 부위에 집중되는 위험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플라스틱 입자의 축적이 실제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심각했다. 연구팀이 16주간 매일 20마이크로그램의 플라스틱을 쥐에게 흡입시킨 결과, 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쥐 그룹은 미세플라스틱 그룹에 비해 악력이 1.6배나 감소했으며, 러닝머신 위에서는 1.4배나 빨리 지치는 등 뚜렷한 운동 능력 저하를 보였다. 이는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과 매우 유사하다. 신체적 문제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불안 증세가 2배, 우울 경향이 1.5배 증가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였다. 뇌 조직을 직접 분석했을 때는 더욱 충격적인 결과가 드러났다. 나노플라스틱이 도파민 신경세포를 1.4배 더 많이 손상시켰고, 파킨슨병의 핵심 원인 단백질인 '인산화 알파시누클레인'의 축적을 1.9배, 뇌 염증 수치를 최대 3배까지 치솟게 만든 것이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막연하게 추측만 해왔던 나노플라스틱의 뇌 질환 유발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를 이끈 김진수 박사는 "나노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뇌 침투율이 높고 파킨슨병 위험을 더 높일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는 국제적으로 엄격한 관리 기준이 있지만, 일상에 더 깊숙이 침투한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대한 관리 체계는 전무한 실정"이라며, 이번 연구가 향후 관련 규제와 기준을 마련하는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유해물질 연구저널' 최신호에 게재되며 그 공신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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