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 지현우를 변화시킨 '발칙한' 그녀…뮤지컬 '레드북' 흥행 돌풍 비결

 창작 뮤지컬의 저력을 보여준 '레드북'이 서울에서의 성공적인 공연을 마치고, 이제 전국의 관객들을 만나기 위한 대장정에 오른다. 올해로 벌써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 뮤지컬 '레드북'은 지난 7일, 관객들의 뜨거운 기립박수 속에서 서울 공연의 막을 내렸다. 이번 시즌은 한층 더 정교하고 아름다워진 무대 세트와 감각적인 영상 연출을 더해, 단순한 재연을 넘어 한 단계 진화한 웰메이드 창작 뮤지컬로서의 완성도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레드북'의 성공 신화 중심에는 작품의 서사를 더욱 풍성하고 깊이 있게 만든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숙녀'라는 사회적 코르셋을 벗어 던지고 자신의 욕망과 삶을 찾아 나서는 당찬 여성 '안나' 역의 옥주현, 아이비, 민경아는 각기 다른 매력과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한, 오직 '신사'의 규범만이 세상의 전부라 믿고 살아온 '브라운' 역의 송원근, 지현우, 김성식 역시 안나를 통해 변화하고 성장하는 입체적인 모습을 깊이 있는 연기로 소화해냈다. 이들 주역뿐만 아니라 지현준, 홍우진, 조풍래, 한세라, 한보라 등 모든 배우가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는 개성으로 극의 밀도를 높였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거머쥔 '레드북'은 서울 공연의 뜨거운 열기를 몰아 내년 2월까지 전국 9개 도시 투어로 그 여운을 이어간다. 이번 지방 공연은 더 많은 관객에게 작품이 주는 따뜻한 위로와 용기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그 시작으로 12월 광주, 이천, 울산을 거쳐, 내년 1월에는 강릉, 용인, 대구, 세종, 그리고 2월에는 부산과 수원을 차례로 방문하며 약 3개월간의 대장정을 펼칠 예정이다. 서울에서 미처 공연을 관람하지 못했던 관객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뮤지컬 '레드북'은 보수적인 시대의 편견에 맞서 주체적인 여성 작가로 성장하는 안나의 이야기가 핵심 서사다. '숙녀'로 남기보다 '나' 자신으로 살기를 선택한 안나와, 그런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다가 결국 서로의 세상을 존중하게 되는 신사 브라운의 여정은 유쾌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제작사 ㈜아떼오드 측은 "네 번째 시즌까지 함께해 주신 관객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가 각자의 자리에서 용기가 필요한 모든 분에게 오래도록 따뜻한 울림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매 시즌 관객들의 굳건한 지지를 받으며 대표적인 여성 서사극으로 자리매김한 '레드북'이 전국 각지에서 또 어떤 감동의 기록을 써 내려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