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터줏대감'된 무신사, 결국 지하철역 이름까지 '꿀꺽'
내일부터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의 이름이 '성수(무신사)역'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2호선 전동차 내에서는 "이번 역은 성수, 무신사역입니다"라는 국문과 영문 안내방송이 송출되며, 성수역을 이용하는 모든 승객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무신사의 이름을 접하게 된다. 이번 변경은 단순히 안내방송에만 그치지 않는다. 성수역 역사 내외부에 설치된 모든 역명판을 시작으로, 대합실의 방향 유도 표지판, 승강장 스크린도어, 전동차 내 노선도에 이르기까지 '성수'라는 역명 옆에 '무신사'가 나란히 표기되어 사실상 두 이름이 하나의 역명처럼 사용될 예정이다.이번 역명병기는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역 주변의 기업이나 기관에 광고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부대 수입을 창출하기 위해 시행하는 '역명병기 유상판매' 사업의 일환으로 성사됐다. 무신사는 지난 9월 진행된 공개 전자입찰에서 약 3억 3천만 원이라는 금액을 써내며 성수역 역명병기의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었다. 이는 단순한 광고 계약을 넘어, 특정 지역과 기업의 정체성을 결합하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계약 기간은 3년이며, 1회에 한해 3년 추가 연장이 가능해 무신사는 최대 6년간 성수역의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게 되었다.

무신사가 거액을 투자해 성수역의 이름을 얻으려 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과거 수제화 공장과 공업 지대의 이미지가 강했던 성수동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힙한' 동네로 탈바꿈했으며, 그 중심에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있다. 성수동으로 본사를 이전한 이후, 무신사는 고용 창출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무신사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공간들은 K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의 집결지가 되면서 성수동을 찾는 유동인구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번 역명병기는 성수동의 상징적인 공간인 지하철역에 무신사의 이름을 새김으로써, '성수동=패션의 중심지'라는 공식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무신사는 이번 역명병기를 계기로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단순히 기업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성수동과 인근 서울숲길까지 아우르는 지역을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상권으로 만들기 위해 중소 브랜드 및 지역 소상공인과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성장이 곧 지역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제 '성수(무신사)역'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지명을 넘어, 온라인 패션 강자가 오프라인 거점을 중심으로 지역 전체의 정체성을 바꾸고 상권을 재편해나가는 새로운 시대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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