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 '1조 달러' 사나이 탄생 임박…주인공은 역시 머스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내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천문학적인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경우, 그가 인류 역사상 최초의 '트릴리어네어(Trillionaire, 자산 1조 달러 이상 보유자)'에 등극할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 경영진은 내년 중후반 IPO를 통해 기업가치 1조 5,000억 달러를 평가받고, 이를 통해 30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만약 이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현재도 세계 최고 부호인 머스크의 재산은 단숨에 두 배 이상 불어나 1조 달러의 문턱에 거의 도달하게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제출 문서와 최근의 자금 조달 정보를 종합해 머스크가 스페이스X의 지분을 약 42% 보유 중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스페이스X가 IPO에서 목표를 달성할 경우 머스크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현재 약 1,360억 달러에서 6,250억 달러 이상으로 폭증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그의 총자산은 현재 4,606억 달러에서 9,520억 달러로 불어나, '1조 달러'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에 바짝 다가서게 된다. 사실 머스크가 세계 최초의 트릴리어네어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테슬라 이사회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 성공을 위해 필요하다며, 머스크에게 1조 달러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지급하는 안을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테슬라든 스페이스X든, 머스크가 1조 달러 자산가에 오르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스페이스X가 IPO에서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 1조 5,000억 달러는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세운 역대급 IPO 기록(1조 7,000억 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문제는 아람코가 상장 직전 해에 약 3,6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반면, 스페이스X의 올해 예상 매출은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를 포함해도 약 15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매출 규모에 비해 기업가치 목표가 지나치게 고평가되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테슬라의 보상 패키지 역시 현재 약 1조 5,000억 달러인 시가총액을 8조 5,000억 달러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등 달성하기 매우 어려운 목표들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한편, 스페이스X는 IPO에 앞서 현재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매각하는 '세컨더리 거래'를 통해 기업가치를 8,00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불과 지난 7월에 4,000억 달러로 평가받았던 것에 비해 반년도 안 돼 두 배나 증가한 규모다. 만약 이번 세컨더리 거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스페이스X는 올 초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내줬던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비상장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되찾아오게 된다. 또한 이 거래만으로도 머스크의 순자산에는 1,800억 달러 이상이 추가될 것으로 보여, 그의 '트릴리어네어'를 향한 여정은 이미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