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다음 날, 라면 대신 '이것' 먹었더니…거짓말처럼 숙취가 사라졌다

 술자리가 빈번해지는 연말, 취기가 오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바로 뜨끈하고 짭짤한 국물의 라면이다. 이는 단순한 기분 탓이나 습관이 아닌, 알코올로 인해 발생하는 우리 몸의 지극히 과학적인 반응 때문이다. 우리 몸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간에 저장된 다량의 포도당과 수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데, 이로 인해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는 '저혈당' 상태에 빠지게 된다. 뇌에 공급될 에너지가 부족해지자 몸은 혈당을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올릴 수 있는 탄수화물을 갈망하게 된다. 기름에 튀긴 흰 밀가루 면으로 만들어 혈당지수(GI)가 높은 라면은 이러한 신체의 응급 요구에 가장 즉각적으로 부응하는 음식인 셈이다. 여기에 알코올의 강력한 이뇨 작용으로 수분과 함께 나트륨 등 필수 전해질이 다량으로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데, 나트륨 함량이 높은 라면 국물은 이 부족분을 채워줄 완벽한 조합으로 느껴지기에 그 유혹을 뿌리치기란 더욱 힘들어진다.

 

하지만 순간의 갈증과 허기를 채워주는 라면은 사실 건강에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라면은 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은 팜유에 튀겨져 과다 섭취 시 심혈관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상상을 초월하는 나트륨 함량이다. 라면 한 봉지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권장 섭취량(2000mg)에 육박하거나 이를 훌쩍 넘는 1500~2000mg의 나트륨이 들어있다. 과도한 나트륨은 혈압을 상승시킬 뿐만 아니라, 우리 몸이 수분을 다시 끌어들이게 만들어 수면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또한, 라면은 소화가 더딘 대표적인 음식이라 잠자리에 들어도 위는 계속해서 일을 해야만 한다. 이는 결국 깊은 잠을 방해해 다음 날 더 심한 피로감과 지독한 숙취를 유발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그렇다면 참을 수 없는 허기가 몰려올 때, 라면 대신 무엇을 먹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까. 전문가들은 알코올 분해로 잃어버린 수분과 전해질을 가장 빠르게 보충해주는 이온 음료를 첫손에 꼽는다. 당 흡수가 빨라 혈당을 효과적으로 올리면서도 위에 부담이 적은 아이스크림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수분과 비타민, 건강한 천연 당을 동시에 공급하는 과일 역시 훌륭한 숙취 해소 간식이다. 한편, '적당한 술은 보약'이라는 해묵은 통념은 수많은 연구를 통해 명백한 거짓으로 판명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술을 끊지 못하는 이유는 스트레스 해소나 사회적 유대감 형성 같은 심리적 만족감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건강을 위해서는 '적당히'라는 자기 위안 대신, 명확한 기준을 갖고 스스로를 절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음주 요령은 분명히 존재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남성은 순수 알코올 60g(소주 약 7잔), 여성은 40g(소주 약 5잔) 이상을 마실 경우 명백한 과음으로 규정한다. 질병관리청은 가급적 술을 마시지 않되, 마셔야 한다면 조금씩 나눠 천천히 마시고 중간중간 물을 자주 섭취해 알코올을 희석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혈중알코올농도를 급격히 높여 심장과 간에 큰 부담을 주는 '원샷'은 반드시 피해야 할 습관이다. 또한 술자리가 잡혔다면 미리 마실 양을 정해두고, 음주 후에는 최소 3일간의 '금주 기간'을 가져 지친 간이 충분히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