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한 마리에 47억?…日 새해 경매 대체 무슨 일이

 일본 새해 경제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행사인 도쿄 도요스 수산물 시장의 첫 경매가 그야말로 '광란'의 현장이었다. 5일 새벽 열린 신년 첫 참치 경매에서 아오모리현 오마산 최고급 참다랑어 한 마리가 무려 5억 1030만엔, 우리 돈으로 약 47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낙찰되며 역사를 새로 썼다. 이는 관련 기록이 남아있는 1999년 이래 역대 최고가였던 2019년의 3억 3360만엔(약 30억 8000만 원)을 2억 엔 가까이 훌쩍 뛰어넘는 신기록이다. 243kg짜리 참치 한 마리가 웬만한 중소기업의 연 매출을 넘어서는 가치로 평가받으며, 새해 첫날부터 일본 사회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엄청난 가격의 주인공은 일본의 유명 초밥 체인점 '스시 잔마이'를 운영하는 기무라 기요시 회장이었다. 그는 2019년에도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웠던 인물로, 이번에도 어김없이 경매의 큰손으로 등장해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베팅으로 새해 첫 '최고의 참치'를 품에 안았다. 기무라 회장은 낙찰 후 "참치를 보는 순간 어떻게 해서든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금액에는 조금 놀랐지만, 이 참치를 많은 분이 드시고 건강해지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첫 경매 최고가가 2억 700만엔(약 19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두 배 이상 폭등한 것으로, 이는 단순히 좋은 참치를 확보하려는 경쟁을 넘어선, 자존심과 상징성을 건 한판 승부였음을 보여준다.

 


올해 신년 경매의 '광기'는 비단 참치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같은 날 열린 성게 경매에서는 홋카이도산 성게 400g이 3500만엔(약 3억 2000만 원)이라는 믿기 힘든 가격에 팔려나갔다. 이는 지난해 기록했던 기존 최고가의 무려 5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참치뿐만 아니라 다른 고급 수산물 시장 역시 새해 첫 경매라는 특수성 속에서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폭등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폭발하고, 새해의景気(경기) 회복을 기원하는 상징적인 의미까지 더해지면서 경매 시장 전체가 과열 양상을 띤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47억 원짜리 참치의 행방이다. '스시 잔마이' 측은 이 천문학적인 가격의 참치를 해체해, 이날부터 쓰키지 본점 등에서 기존 참치와 동일한, 아주 평범한 가격에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수십억 원을 고스란히 손해 보는 장사지만, 그 이면에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막대한 홍보 효과가 숨어있다. '일본 최고의 참치를 낙찰받아 고객에게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이미지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기무라 회장의 통 큰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결국 도요스 시장의 첫 경매는 단순한 수산물 거래를 넘어,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요란한 축포이자, 기업의 이미지를 건 치열한 마케팅 전쟁터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