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종말 시계, 불과 85초 남았다

 인류의 위기를 경고하는 상징물인 '지구 종말 시계'의 초침이 종말을 의미하는 자정에 역대 가장 가깝게 다가섰다. 미국 핵과학자회(BSA)는 지구의 운명을 가리키는 시계가 이제 자정까지 단 85초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발표했다.

 

시계를 조정하는 핵과학자회는 전례 없는 위협으로 고조되는 핵전쟁의 공포와 함께, 통제 불능 상태로 확산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핵심 위험 요소로 지목했다. 특히 규제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AI가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를 증폭시켜, 인류가 직면한 실질적인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하려는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기술적 위협과 더불어 국제 사회의 분열 또한 시계 초침을 앞으로 당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과거 힘들게 구축했던 국제적 합의들이 무너지고, 강대국들이 '우리 대 그들'이라는 제로섬 게임에 몰두하면서 글로벌 협력 체계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발표된 '자정 85초 전'은 지난해의 '89초 전'에서 4초가 더 줄어든 것으로, 시계가 처음 만들어진 1947년 이래 인류가 멸망에 가장 근접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인류의 생존이 그 어느 때보다 아슬아슬한 지점에 놓여있다는 과학자들의 엄중한 진단이다.

 


지구 종말 시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인류가 가장 안전했던 시기는 미소 양국이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서명하며 냉전 종식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던 1991년이었다. 당시 시계는 자정까지 17분이나 남아있었다. 시계가 처음 등장한 1947년에는 7분 전을 가리켰다.

 

하지만 평화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시계는 2020년부터 100초 전을 유지하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핵무기 사용 우려가 현실화된 2023년 90초 전으로 조정되며 위기감이 급격히 높아졌고, 불과 1년 만에 다시 한번 최단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