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된 조약이 불씨…북극의 외딴섬이 화약고 된 이유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얼어붙었던 땅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욕망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과거 제국주의 시대의 영토 쟁탈전을 연상시키는 '북극 쟁탈전'의 새로운 화약고로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가 급부상했다. 사람보다 북극곰이 더 많이 사는 이 외딴섬이 러시아와 중국의 노골적인 야심이 충돌하는 신냉전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스발바르 제도가 전략적 요충지로 주목받는 이유는 지구 온난화가 연 비극적인 기회 때문이다. 빙하가 녹으며 막대한 양의 희토류, 구리 등 핵심 광물자원과 석유, 가스 등 에너지 자원 개발 가능성이 열렸고,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인 북극항로의 관문이기도 하다. 특히 러시아 북방함대가 대서양으로 진출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목에 위치해 군사적 가치 또한 막대하다.

이곳의 갈등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은 1920년 체결된 '스발바르 조약'의 독특한 지위다. 이 조약은 스발바르를 노르웨이 영토로 규정하면서도, 조약에 가입한 모든 국가에 동등한 경제활동과 연구의 자유를 보장한다. 러시아와 중국은 바로 이 조항을 파고들어 각각 광업과 연구를 명분으로 거점을 마련하고 세력 확장을 위한 발판으로 삼고 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에 구사했던 '하이브리드 위협' 전술을 스발바르에서 재현하고 있다. 자국민 거주지에서 대규모 전승 기념 군사 퍼레이드를 벌이고, 노르웨이 국기보다 러시아 국기를 더 높이 게양하는 등 이곳이 사실상 러시아의 영향권이라는 인식을 심는 심리전을 통해 서방의 대응 태세를 시험하는 중이다.

중국 역시 '전략적 신개척지'로 지정한 북극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스발바르에 설치한 연구기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과학 연구를 내세우지만, 서방 정보 당국은 해당 기지가 위성 추적, 스파이 활동 등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연구를 빌미로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하려던 중국인 연구원이 추방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주권국인 노르웨이의 반격도 시작됐다. 외국인 거주자의 지방선거 투표권을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키고, 현지 주민들은 러시아가 운영하는 시설에 대한 불매 운동에 나섰다. 대학에서는 의심스러운 중국인 연구원들의 프로젝트 참여를 배제하는 등,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스발바르에서 자국의 영토 주권을 지키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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