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 빨리 지나가길, 이란 대통령 아들이 고백한 전쟁 비극
이란의 최고위층 내부에서 흘러나온 생생한 '전쟁 일기'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장남이자 정치 고문인 유세프 페제시키안이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기록은 폐쇄적인 이란 지도부의 혼란과 공포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사망설과 지도부의 은신 소식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된 이 기록은 공개 직후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보도되며 약 5일간 국제 뉴스 면의 상위권을 차지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이란 권력의 핵심부가 겪고 있는 극심한 혼란이 대통령 장남의 손을 통해 세상 밖으로 드러났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아들이자 정치적 조력자인 유세프 페제시키안은 최근 자신의 SNS 계정에 전쟁 발발 이후의 소회를 담은 일기를 연일 게시하고 있다. 물리학 박사이자 대학교수로 활동 중인 그는 지난달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본격화된 이후, 국가 지도부들이 신변 안전을 이유로 일제히 자취를 감추면서 부친인 대통령과도 단 한 차례의 대화조차 나누지 못하고 있는 격리된 현실을 고백했다.
유세프의 기록에 따르면 이란 지도부 내부는 현재 형언할 수 없는 공포에 휩싸여 있다. 특히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알리 라리자니 등 정권의 상징적 인물들이 이스라엘의 정밀 폭격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살아남은 고위직 인사들 사이에서는 언제든 표적 살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패닉 현상이 확산됐다. 그는 전쟁 초기 기록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완전히 평정심을 잃고 공황 상태에 빠진 것 같다고 묘사하며, 현재 이란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국가 운영보다는 고위 인사들의 생명 보호에 매몰되어 있음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전했다.

지도부 내부의 전략적 분열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세프는 자신이 참석했던 정부 당국자 회의에서 전쟁의 지속 여부와 종결 시점을 두고 격렬한 의견 대립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스라엘이 완전히 파괴될 때까지 끝까지 싸워야 한다는 강경론부터, 국가가 완전히 붕괴하기 전에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현실론까지 터져 나오며 통일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진정한 패배는 패배감을 느낄 때 찾아온다"며 국민의 회복력을 강조했지만, 정작 지도층은 국민보다 나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유세프 개인에게 쏟아지는 외부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그는 지인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로부터 전쟁과 관련된 수많은 메시지를 받고 있으며, 그중에는 현 정권이 항복하고 권력을 국민에게 반환해야 한다는 직설적인 요구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유세프는 이러한 요구를 '망상'이라며 일축하면서도, 부친의 남은 임기가 하루빨리 지나가 모든 가족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인간적인 고뇌를 숨기지 않았다. 이는 전쟁을 주도하는 권력 가문의 일원조차 현재의 상황을 감당하기 힘들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외 관계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도 일기에 담겼다. 유세프는 이란이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주변 아랍 국가 내에 주둔 중인 미군 기지를 타격해야만 하는 상황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적었다. 이러한 보복 공격이 우방국들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면서도, 이란의 처지를 그들이 이해해줄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이란이 군사적 대응을 이어가면서도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상당한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유세프 페제시키안의 이 같은 기록은 이란 전·현직 당국자들에 의해 본인이 직접 작성하고 관리하는 실시간 문서임이 확인되며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1년 전부터 시작된 그의 일기는 전쟁 발발 이후 거의 매일 업데이트되며 폐쇄적인 이란 정권의 내부 사정을 엿볼 수 있는 유일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공식적인 논평 요청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나, 그가 텔레그램에 남긴 문장들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흔들리는 이란 지도부의 심리적 궤적을 고스란히 투영하며 국제 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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