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떠나는 부자들, 목적지는 '추크'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걸프 지역에 거주하던 부유층들이 새로운 안전지대를 찾아 스위스의 작은 도시 '추크(Zug)'로 몰려들고 있다. 전쟁의 불확실성을 피해 안정적인 유럽 거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이다.

 

추크는 인구 13만 명 남짓의 소도시지만, 낮은 법인세율과 규제 환경 덕분에 '크립토 밸리'로 불리며 수많은 원자재 및 암호화폐 기업들의 본거지로 자리 잡았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대도시 취리히와의 뛰어난 접근성까지 갖춰, 부유한 외국인들에게는 최적의 피난처로 인식되고 있다.

 


현지 자산관리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바이 등에서 활동하던 금융 및 원자재 분야 종사자들의 이주 문의가 빗발치고 있으며, 이들의 첫 번째 요구는 대부분 '추크'로의 이주다. 추크는 가보지 않았더라도 부유층 사이에서는 이미 안정과 부의 상징으로 통하는 이름이 되었다.

 

추크시 당국 역시 이러한 현상을 인지하고 있다. 시 재무 책임자는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기업과 개인 부호들의 이주 관련 문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 상황은 안타깝지만, 결과적으로 추크가 지정학적 불안정성의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자본과 인구의 이동은 현지 부동산 시장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최근 추크의 한 임대 아파트는 세입자를 구하기 위한 공개 행사에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건물을 둘러쌀 정도로 장사진을 이뤘다. 대기자 중에는 당일 아침 두바이에서 막 도착한 사람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추크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매물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일부 수요는 이탈리아어권인 티치노주의 루가노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지 부동산 업계는 두바이에 거주하던 유럽 국적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으며, 아직 매물에 여유가 있는 루가노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