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52% 막아준다는 '사과 껍질', 모르고 '이 부분'까지 먹으면 독 된다

 '아침에 먹는 사과는 금(金)사과'라는 말이 있지만, 많은 사람이 껍질에 남아있을지 모를 농약 걱정에 주저하며 은수저로 껍질을 깎아내곤 한다. 껍질에 식이섬유, 항산화 물질 등 영양의 보고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찝찝함을 떨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연 사과 껍질, 마음 놓고 먹어도 괜찮은 걸까? 그 오해와 진실을 파헤쳐 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는 깨끗이 세척한 과일 껍질은 안심하고 먹어도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중에 유통되는 농산물의 잔류농약을 정기적으로 검사하며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3년 식약처가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과일과 채소 340건을 조사한 결과, 515종의 농약 모두 기준치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부분의 과수 농가에서는 사과나 배 등의 수확을 앞둔 한 달 전부터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모든 농산물이 100% 안전한 것은 아니다. 깻잎, 부추, 시금치 같은 잎채소류는 간혹 잔류농약이 기준치를 초과하여 검출되는 경우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잔류농약 제거율을 높이기 위해, 흐르는 물에 한 번 헹구는 것보다 물을 받아두고 3번가량 꼼꼼히 씻는 방법을 추천한다.

 

그렇다면 사과 껍질에는 어떤 놀라운 효능이 숨어있을까? 가장 주목해야 할 성분은 바로 '식이섬유'다. 껍질에 풍부한 수용성 식이섬유 펙틴은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장 건강을 증진하고 변비를 예방한다. 또한, 음식물이 소화되는 속도를 늦춰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혈당 스파이크'를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당뇨병 환자나 혈당 관리가 필요한 이들에게 특히 반가운 소식이다.

 


혈관 건강에도 이롭다. 식이섬유는 혈관에 쌓이는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혈관을 깨끗하게 유지해주며, 미국 뇌졸중학회에 따르면 사과를 즐겨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졸중 발병률이 무려 52%나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껍질 속 케세틴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오염물질로부터 폐를 보호하고, 우르솔산은 염증을 예방하고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당뇨병 환자라면 섭취량에 주의해야 한다. 사과에는 10~15%의 당분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질병관리청과 대한당뇨병학회는 한 번에 중간 크기 사과의 1/3~반 개 정도를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건강을 위해 마시는 사과즙이나 주스는 식이섬유가 대부분 파괴되고 당분 흡수율만 높아져 오히려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으므로, 반드시 생과일 그대로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사과를 먹을 때는 농약이 상대적으로 모여있을 수 있는 꼭지 주변의 움푹 파인 부분만 잘라내고 섭취하는 것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