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제발 '맑음', 한화는 제발 '비'…운명의 5연전 앞두고 동상이몽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의 향방을 가를 중대 기로에서 1위 LG 트윈스와 2위 한화 이글스의 희비가 '가을비'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릴 전망이다. 나란히 사흘간의 달콤한 휴식을 마친 두 팀은 24일부터 운명의 5연전에 돌입하며, 그 결과에 따라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결정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시즌 막판 두 팀의 전력이 총집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26일부터의 대전 3연전은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로 불리며 팬들의 엄청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 거대한 승부에 앞서 24일 예보된 비가 전체 판도를 뒤흔들 핵심 변수로 급부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4일 수도권과 중부 지방에는 비가 예보되어 있어,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릴 예정인 한화와 SSG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반면 같은 날 LG가 NC와 맞붙는 창원 지역은 비 소식이 없어 정상적으로 경기가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 비 예보를 가장 반기는 쪽은 역설적이게도 한화의 상대 팀인 SSG다. 대체 선발로 24일과 25일 경기를 힘겹게 꾸려가야 하는 SSG의 이숭용 감독은 "쓰레기를 많이 주웠다. 평상시에 착하게 살았으니 하늘이 좀 도와주지 않겠나"라며 노골적으로 비를 기원했다. SSG 입장에서 경기가 취소되어 예비일이 없는 10월 이후로 미뤄진다면, 순위 싸움의 부담이 훨씬 덜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이득을 얻는다. 그런데 이 비는 추격자인 한화에게도 결코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현재 한화는 5선발 자리가 사실상 공석인 상태로, LG와의 중요한 3연전에서 대체 선발을 한 차례 기용해야만 하는 약점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만약 24일 SSG전이 비로 취소된다면, 한화는 선발 로테이션을 하루씩 미루면서 25일 두산전부터 와이스, 류현진, 폰세, 문동주로 이어지는 최정예 1~4선발진을 LG와의 3연전에 모두 투입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동할 수 있게 된다. 약점이었던 대체 선발 카드를 숨기고, 가장 강력한 패로 선두 LG를 상대할 수 있는 기회를 하늘이 만들어주는 셈이다.

 


반면 3경기 차로 앞서며 매직넘버 '5'를 남겨둔 선두 LG는 속이 타들어 가는 상황이다. LG는 24일 NC전과 25일 롯데전을 모두 승리해 매직넘버를 최대한 줄인 뒤, 주말 한화와의 맞대결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짓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었다. 계획대로 남부지방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LG는 승수를 쌓을 기회를 갖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맞대결 상대인 한화는 비 덕분에 전력을 재정비하고 최상의 상태로 나타나게 된다. 결국 24일의 가을비는 선두를 굳히려는 LG에게는 껄끄러운 장애물이 되고, 역전을 노리는 한화에게는 천금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커졌다. 하늘의 뜻이 과연 누구의 편을 들어줄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빗줄기를 향하고 있다.